커민은 중동요리에 사용되는 중요한 향신료로 케밥 특유의 향을 낸다. 다른 향신료의 향을 모두 감출 정도로 강하면서 톡 쏘는 자극적인 향과 매운맛이 특징이다. 커민의 씨에는 2.5~4%의 정유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 정유에는 ‘구미날’이라는 성분이 있다. 구미날은 타는 듯 매운맛을 내는 성분을 포함한다. 의학적으로 커민은 소화를 촉진하고 장에 가스가 차는 것을 막아주며 복통을 진정시킨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집트,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커민을 후추처럼 육류요리에 뿌려서 먹었다. 중세 유럽에서 사용된 가장 일반적인 향신료 중 하나다. 요즘에는 인도의 커리와 탄두리 치킨1)에 빠지지 않는 향신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스페인에서는 커민을 사프란, 시나몬과 함께 찜요리에 사용한다. 커민은 60㎝ 정도까지 자라는데 볕이 좋고 따뜻하며 배수가 잘되는 지역에서 잘 자란다. 가느다란 줄기에 분홍색과 흰색의 작은 꽃이 피며 열매는 완전히 익거나 마르기 전에 수확한 후 말려서 통째로 사용하거나 가루로 만들어 쓴다. 커민 가루는 보관이 어려우므로 조금씩 구입하는 것이 좋다.
커민은 양고기와 닭고기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인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주방장이 양식요리에 애용하는 것을 보았다. 필자 역시 양고기 바비큐를 만들 때 커민을 사용하곤 했다. 커민은 인도에서 인기가 높은 향신료 혼합물인 ‘가람마살라’의 주요 재료로 고기와 치즈의 향을 내는 데 주로 사용한다.
탄두리 치킨 : 닭을 향신료와 요구르트로 양념해 인도의 전통 화덕인 탄두르(tandoor)에서 구워낸 요리.